무식한 판검사들, 재판을 개판 치다 - 반의사불벌죄도 잘 몰라

by 이원우기자 posted Oct 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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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PNG

<법정에서 피고인에게 구형하는 검사 사진, 출처 : SBS>

 

 

"재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적절한 형을 선고해 주십시오" 라는 황당무개한 검사의 구형이 모의 재판이나 드라마, 영화 속 장면이 아닌 실제 법정에서 나왔다. 지난 9월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모씨의 폭행죄 파기환송심 공판 검사는 김씨에게 재판장이 생각하는 적당한 형을 선고 줄 것을 구형했다.

 

주차문제로 시비가 붙어 상대방의 왼쪽 눈 부위를 살짝 찌른 단순 폭행사건이 이처럼 복잡하게 파기환송심까지 열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처벌을 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만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형사소송법 제 232조 제 1 항에는 '고소는 1심 판결선고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 되어있으며 같은 조 3항에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 있어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에 관하여도 전 2항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명시 되어있다.

 

즉, 반의사불벌죄가 적용 되려면 1심 선고 판결전에 고소인의 처벌불원의사가 전달되야 하는 것이다.

 

이 기사를 읽고 있을 독자들이나 일반사람들 대부분은 법에 대해 이처럼 새밀하게까지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법을 집행하고 다루는 법 전문가들(판사, 검사, 변호사)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기본 지식이다.

 

김씨의 단순 폭행 사건이 파기환송심까지 오게 된 원인은 법으로 먹고 사는 법 전문가들(판사,검사)의 무지 때문이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폭행죄로 기소됐던 김씨는 1심에서 피해자와의 합의에 이르지 못 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 2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12 단독)

 

김씨는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는 김씨의 항소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제 2형사부)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재판부에 김씨의 합의서가 접수되자 검사는 김씨의 공소를 기각해 달라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김씨의 재판을 공소 기각했다.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반의사불벌죄는 1심 선고전까지만 적용된다. 1심 선고 판결 이후에는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김씨 재판의 담당검사인 김우중 검사와 이관용 판사 모두 이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 했다.

 

항소심에서 공소 기각을 요청했던 검찰은 원하던 대로 공소기각 된 항소심 선고 이후 돌연태도를 바꿨다. 검찰은 형사소송법 제 232조 1항과 3항에 근거해 재판부의 법리오인이 있었다며 부대상고를 했고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이 공소 기각으로 모두 끝난 줄 알고 있던 김씨는 담당 판검사들의 무지탓에 항소심 선고 이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재판을 받고 있다.

 

1심 판사(송승훈 판사)와 변호사가 김씨에게 위와 같은 법 조항을 미리 언급해주었다면 어땠을까, 2심에서 감사나 판사 그리고 변호사가 무지하지 않았다면 김씨가 7개월이나 더 재판 받아야 할 일은 벌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웃고잇는 개.PNG

< 웃고 있는 개 사진, 출처 : 네이버 >

 

 

본인들이 다루는 법 조차 제대로 모르는 법관들이 누굴 조사하고 구속하며 형을 선고하는 것인지 개가 웃을 노릇이다.

 

자칭 대한민국의 엘리트 집단인 판검사들이 진정한 엘리트로 거듭나려면 본인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게 먼저가 아닐까.

 

 

스피라TV 이원우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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