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원 퇴직금에 속 터지는 청년들 (2021.09.27 16:00)

by 김성국 posted Sep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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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를 절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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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경제/김성국]  전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 곽모(31세)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퇴직금조로 50억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커다란 파장이 일고 있다. 곽 의원의 아들은 2016년 6월에 화천대유에 입사하여 금년 3월에 퇴직 하였다고 하니, 5년여 만에 50억 이라는 거금을 퇴직금으로 받았다고 한다.

지금 2030세대는 앙등하는 집값과 커지는 빈부격차 때문에 절망하고 있다. 퇴직금은커녕 반듯한 직장도 구하지 못해서 노량진학원가를 맴돌고 있는 신세인데, 누구는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금수저를 치켜들고 그 좋다는 부동산 개발회사에 들어가서 노다지를 캐 나오니 청년들로부터 “속 터진다.”는 소리가 들려올 수밖에 없다.
 
2030세대의 표심을 잡으려던 국민의힘도 난감한 꼴이다. 잽싸게 곽상도 의원을 탈당시켜 무소속으로 만들었지만 국민여론이 안 좋다.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고 신나게 몰아붙이다가 화천대유가 결국 자신들의 발목을 잡아맨 형국이 됐다. 이제는 서로 대장동일대의 부동산 까지 뒤지고 다니는 형편이다.
 
50억 원이란 돈은 흙수저들 에게는 그저 꿈같은 이야기이다. 평생을 뼈 빠지게 일해도 벌수 없는 돈이다. 국회의원아들, 그 것도 검사출신 국회의원 아들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렇게 받아올 수 있을까? 그럼 곽상도 의원은 누구인가? 곽상도 의원은 공안검사출신으로 지역구가 대구이다.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담당검사였는데 이 사건은 나중에 무죄로 결론이 났다. 2013년에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경력을 자랑한다.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9일에 설립되었다고 하니 그 당시는 청와대 십상시 논란으로 시끄럽던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은 판교에 인접하여 대박이 예측되는 꿀단지라 온갖 꾼들이 꼬여들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독 법조인 출신이 국회나 대기업에 많이 가있다. 21대 국회에 법조인 출신이 무려 46명이나 되고 이중 검사출신이 15명이나 된다. 경찰출신도 9명이다. 왜 법조인들이 국회를 선호할까? 아마 권력의 맛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권력은 돈보다 우위에 있지만 영원하지는 않다. 권력을 이용해서 돈을 번다는 것은 결국 공직을 더럽히는 것이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공직을 맡지 않으려는 분위가 일반적이다. 공직자가 되면 돈 보다는 국민을 위해 솔선해서 봉사해야하기 때문이다. 공직은 나의 이익에 앞서 국가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직업이다.
 
화천대유(火天大有)니 천화동인(天火同人)이니 하는 상호(商號)는 주역64괘(卦) 중 에서 제일 좋다고 알려진 괘의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좋지 않은 괘이다. 주역은 우주의 변화와 음양의 이치를 밝히는 역학인데 역(易)이란 결국 돌고 도는 것이다.
 
주역에서 양효(陽爻) 로만 이루어진 괘를 건위천(乾爲天)괘(대장지괘)라고 하는데 매우 나쁜 괘로 여긴다. 왜냐면 기고만장하여 곧 떨어질 용(龍)을 비유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모두 음효(陰爻)로 이루어진 곤위지(坤爲地)괘를 좋게 본다. 이괘는 극음으로 한겨울을 상징하나 얼마 후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는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토정비결에서도 너무 좋은 괘가 나오면 그건 바로 죽을 괘라며 삼가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죽는 것 이상으로 편안할 괘가 어디 있으랴.
 
화천대유니 천화동인이니 하는 괘는 소인배들이 감당할 괘가 아니다. 두 괘 모두 음효는 하나뿐이고 나머지 5개가 양효로 구성된 괘인데, 이괘의 본뜻은 군자가 천하 만민과 더불어 공평하게 대사를 도모해야 하고, 곧 닥칠 내리막을 늘 경계하라는 괘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상호로서는 너무 과분하고 거센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괘의 명칭을 상호로 택했다면 이미 욕심이 과했다고 느껴진다.
 
대저 역(易)이니 사주(四柱)니 비결(祕訣)이니 하는 것에 너무 혹하면 좋지 않다. 조금 나쁜 괘와 부족한 운이 오히려 인생살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이번 화천대유사건이 아니더라도 우리사회의 주요요직을 금수저 출신들이 꿰차고 앉아서, 권력을 휘두르며 치부하는 것을 그냥 방치해 두면 결국 커다란 암으로 또는 제2의 친일파로 자라날 것이다. 모두 감시하고 견제해 나가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