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복격양 鼓腹擊壤 2023.09.20

by 김성국 posted Sep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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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을 편안하게

 

이번 추석은 6일간의 연휴로 모처럼 마음 편히 명절을 보낼 수가 있게 되었다도시의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푸른 바다라도 한번 보고 오면 좋을 것 같다.

-꿈꾸는 듯한 안식일 오후의 도시를 거닐어보라콜리어스 곶에서 코엔티스 선창까지 걸어간 다음그곳에서 화이트홀을 지나 북쪽으로 걸어가 보라무엇이 보이는가시내 곳곳에서 수천 명의 사람이 말 없는 보초병처럼 서서 바다에 대한 몽상에 잠겨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말뚝에 기대서있는 사람잔교 끝머리에 앉아 있는 사람중국에서 온 배들의 뱃전 너머를 바라보는 사람…….-

이 글은 미국의 대문호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의 서두 부분에서 나오는데콜리어스 곶이나 코엔티스 선창은 뉴욕 월가 가까이에 있다. -욋가지 지붕과 회반죽 벽안에 갇힌 채 계산대에 묶여 있는 뭍의 인간들…….- 1840년대 당시 월가의 사람들 역시 회반죽 벽 안에 갇혀 권총으로 자살하고픈 충동을 누르기 위하여 보초병처럼 바다를 바라 다 보았나 보다.

 

무엇이 인간을 괴롭히는 걸까?

명예사랑건강아니면 고상한 이념?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사는지도 잘 모르는데 남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알 턱도 없지만 알고 싶지도 않다이번 추석은 그저 소박하게 등 따시고 배부르게’ 지내고 싶을 뿐이다.

(임금 때의 고사처럼온 국민이 배를 두드리고 땅을 두드리면서 (鼓腹擊壤즐거워하는’ 추석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역시 경제가 문제다.

요즘 들어 중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어가는 나라 1위가 대만이고, 2위가 일본이다과거에 부동의 1위였든 한국은 최근에 3위로 내려앉았다한국의 대기업들은 100조 원이 넘는 돈을 미국에다 쏟아붓고 있다반도체와 전기차 생산공장들도 미국의 압력 때문에 미국에다 지을 수밖에 없다그러다 보니 한국의 젊은이들은 좋은 일자리 찾으려면 짐 싸 들고 미국으로 들어가야 할 판이다.

최근의 미· 중 갈등이 증폭된 이유는 일본 때문이다. 2012년 일본 아베 수상 제2차 내각이 출범하면서 인도-태평양’(Indo-Pacific)전략을 들고 나왔다이 전략은 일본의 해상교통로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고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다오이다오 (釣魚島)의 영유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고 내놓은 고도의 술책이다이 전략 속에 한국은 끼어 있지도 않았다.

일본이 배후에 숨어 미국과 중국 사이를 이간질하면 일본 에게는 큰 이익이기 돌아오기 때문에일본은 인태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먹이인 사슴을 두고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도록 만들어 놓고늑대인 일본이 그 먹이를 가로채 가려는 전략이 숨어 있는 셈이다.

일본은 그런 속내를 감추고서 겉으로는 정경분리하자면서 계속 중국 관료들을 구어 삶아 큰돈을 벌어가고 있다일본기업들이 한국기업이 물러난 자리를 야금야금 빼앗고 있다대만도 그렇다겉으로는 중국과 일전을 불사하네’ 중국의 대만침공이 임박 했네 라고 떠들면서 이면에서는 엄청난 대중국 흑자무역을 일궈내서, 1위였던 한국의 자리를 빼앗아 자기들이 대중국교역 1위국 자리를 꿰차고 있다그러니 속 터질 일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같은 신흥부국은국익을 위하여 이념을 떠나 실리 외교와 경제협력 강화에 매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도리이다.

온 국민 모두 등 따시고 배부른 추석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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