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172분 vs. 김건희 17분... 종편 보도 왜 이럴까

by 스피라통신 posted Feb 1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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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오마이뉴스>
 

 

[민주언론시민연합]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신문지면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종합편성채널 시사대담프로그램 △정치시사 유튜브 채널 △포털 △노동정책 관련보도 등을 대상으로 선거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중 종합편성채널 시사대담프로그램에 한해 한 주간 대담내용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다음은 종합편성채널 시사대담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로 2월 9일(수)부터 2월 15일(화)까지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JTBC <정치부회의>·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채널A <뉴스TOP10>·MBN <뉴스와이드>)에서 나온 대선 관련 대담을 추렸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작성해 2월 18일 발표했습니다.

제20대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고 2월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들어서면서 종합편성채널 시사대담프로그램도 방송시간 대부분을 대선에 할애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월 9일부터 15일까지 한 주간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에서 대선 관련 이슈를 적절하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양강 대선후보 배우자 이슈 동시 부상

 

제20대 대선은 앞선 대선과 달리 '배우자 리스크'가 유권자 표심을 좌우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2월 9일에는 양강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이슈가 불거졌는데요.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는 2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공무원 및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김혜경씨는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며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후에도 제보자 A씨를 통해 김혜경씨 관련 추가 의혹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같은 날 KBS는 저녁종합뉴스 <뉴스9>에서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추가 근거를 단독 보도하면서 김건희씨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간 윤석열 후보 측은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것은 맞지만 주가 조작 범행 이전이라 범죄와는 상관없다'고 해명해왔습니다.

 

그러나 KBS 보도에 따르면, 검찰 수사결과 주가조작 범행기간에 김건희씨 명의 여러 증권계좌로 수십 차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가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고, 검찰이 이를 사건 피고인들의 범죄 근거로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는 이튿날(2월 10일)에도 김건희씨 의혹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종편4사, 김혜경 의혹 > 김건희 의혹 방송 시간 '10배 차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월 10일부터 2월 15일까지 종편4사 시사대담에서 김혜경씨와 김건희씨 이슈를 얼마나 다뤘는지 살펴봤습니다.

 

2월 9일 양강 후보 배우자 이슈가 불거졌지만, 종편 시사대담이 두 이슈를 대하는 태도는 달랐습니다. 종편4사 종합 김혜경씨 의혹을 다룬 시간이 172분(71.0%), 김건희씨 의혹을 다룬 시간이 17분(7.0%)이었습니다. 김건희씨 의혹보다 김혜경씨 의혹을 다루는 데 10배 넘는 시간을 할애한 것입니다. 특히 MBN은 김건희씨 의혹을 전혀 다루지 않았습니다.

 

JTBC는 김혜경씨와 김건희씨 의혹을 동시에 다룬 시간이 16분(50.6%)으로 가장 길었습니다. 하지만 의혹을 각각 다룰 때는 김혜경씨 의혹 10분(31.8%), 김건희씨 의혹 3분(9.7%)을 다뤘습니다. 다른 종편들에 비해서 차이가 덜하긴 했지만 김건희씨 의혹보다 김혜경씨 의혹을 다루는 데 3배 넘는 시간을 할애했고, 결과적으로 김건희씨 의혹보다 김혜경씨 의혹을 더 많이 다룬 다른 종편들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종편 대담 김혜경 일색, 방송심의규정·대선보도준칙 위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는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여야 한다", 제12조(정치인 출연 및 선거방송)는 "방송은 정치문제를 다룰 때에는 특정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이나 입장에 편향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언론현업단체 및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도 2022 대선보도준칙에서 언론에 "불편부당하고 객관적인 선거보도"를 주문하며 "선거보도는 특정 견해, 세력, 집단에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와 제12조는 물론, 언론현업단체들이 참여해 마련한 2022 대선보도준칙조차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에도 공약·행보 대담 적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2월 14일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월 15일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 내용을 분석했습니다.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들어선 이틀간 종편4사 시사대담은 대선 관련으로 채워졌습니다. TV조선과 MBN의 '대선' 대담 비중은 종편4사 평균 94%를 상회했습니다. TV조선은 방송시간 전부를 대선에 할애했고, MBN도 전체 대담의 99.1%(137분)를 대선으로 채웠습니다. 두 방송사는 그야말로 대선에 '올인'했습니다. JTBC와 채널A는 종편4사 평균엔 못 미치지만, 각각 130분(88.3%)과 147분(89.7%) 대선 소식을 전했습니다.

 

단일화·윤석열 무속·구둣발 논란·김혜경 의혹 집중

 

이처럼 종편 시사대담은 방송 대부분을 대선 소식으로 채웠지만, 내용 대부분은 유권자 선택에 도움을 줄 만한 것으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주제별로 분석한 결과, 10% 넘는 비중을 차지한 대담 주제는 야권 단일화 17.2%(96분), 윤석열 의혹·논란 10.3%(58분), 김혜경 의혹·행보 10.5%(59분)입니다. '야권 단일화'는 종편4사 모두 방송시간 10%를 넘기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JTBC와 MBN는 각각 18.7%(24분)와 22.6%(31분)로 종편4사 평균을 상회했습니다. 야권 단일화가 종편 시사대담에서 주요 이슈로 다뤄지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됐습니다.

 

채널A, '윤석열 구둣발 논란' 대담 중 '이재명 흡연 논란' 더 집중

 

'윤석열 의혹·논란'은 TV조선과 채널A가 각각 14.6%(21분)와 11.4%(17분)로 10%가 넘는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최근 윤석열 후보가 기차 이동 중 앞좌석에 구둣발을 올려놓은 사진이 공개되며 벌어진 이른바 '구둣발 논란', 그리고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논란'이 일면서 종편 시사대담에서 주요하게 윤석열 후보 논란을 다뤘는데, JTBC와 MBN은 각각 8.9%(12분)와 6.0%(8분)로 종편4사 평균엔 미치지 못했습니다.

 

채널A는 '윤석열 의혹·논란'뿐 아니라 '각종 논란'도 11.4%(17분)나 다뤘는데요. 이때도 윤석열 후보 구둣발 논란을 다뤘지만, 그보다는 구둣발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제기한 이재명 후보 실내흡연 논란을 더 오래 언급했습니다. 

 

채널A <뉴스TOP10>(2월 14일)에서는 이두아 국민의힘 선대본 법률지원단 부단장이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관련 논란에 대해 발언했습니다. 이두아 부단장은 이재명 후보 실내흡연 논란에 각종 근거를 대 비판하면서도 윤석열 후보 구둣발 논란에는 '주변인 사전 양해'와 '청소 후 기차 반환' 등을 근거로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발언했는데요.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양강 후보에서 불거진 이번 논란이 선거본질 문제로 비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혜경은 의혹 위주로, 김건희는 행보만 전한 종편

 

'김혜경 의혹·행보'는 TV조선과 채널A가 각각 19.7%(28분)와 15.8%(23분)로 10%가 넘는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TV조선은 전체 대담주제 중 '김혜경 의혹·행보'를 가장 높은 비율로 다뤘습니다. 저녁종합뉴스에서 김혜경씨 의혹 관련 단독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TV조선과 채널A가 시사대담에서도 관련 대담을 높은 비중으로 다룬 것인데요.

 

이처럼 TV조선과 채널A를 비롯한 종편이 '김혜경 의혹·행보'를 전하며 주로 김혜경씨 '의혹'에 중점을 둔 반면, 김건희씨에 대해서는 '행보'만 전해 대조를 보였습니다. 2월 9일과 10일에 이어 2월 14일에도 KBS <뉴스9>에서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소식이 추가로 보도됐는데요. 그럼에도 종편 시사대담에서는 김건희씨 '의혹'이 아닌 '행보'만 조명한 것입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2월 15일)은 김건희씨 행보를 전하며 시청자들이 알 필요 없는 김건희씨 차림새를 상세히 전하기도 했습니다.

 

공약·행보 적고 그마저 양강 후보 집중

 

본격적인 대선국면에 들어섰지만, 공약·행보 관련 방송시간은 매우 적었습니다. 종편4사 종합 167분(29.9%)으로 대선 관련 방송시간의 1/3도 되지 않았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각각 28분(19.3%)과 33분(22.1%)으로 종편4사 평균보다도 적었습니다.

 

대선 방송시간 1/3에도 못 미치는 공약·행보 대담은 그마저도 양강 대선후보로 일컬어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쏠렸습니다. 양강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의 공약·행보 대담은 종편4사 평균 28분(5.1%)에 불과했습니다.

 

JTBC가 가장 높은 비율이지만 21분(15.8%)에 그쳤고, TV조선·채널A·MBN은 종편4사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채널A는 양강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의 공약·행보 대담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2022 대선보도준칙에서 "유권자 중심, 정책의제 중심의 선거보도"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선거보도"를 촉구하며 "토론과 인터뷰를 통해 정당과 후보자의 공약과 비전을 충분히 전달"하라고 명시했습니다. 또한 "신진 후보, 군소 정당 및 소속후보의 정책과 공약 중에서 일반 유권자의 선택과 판단에 의미 있고 중요하게 기여할 수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선뿐 아니라 반복되는 각종 선거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을 비롯한 언론·시민사회단체는 항상 선거보도의 기본에 충실할 것 강조하고 있지만, 종편 시사대담은 이번 대선에서도 편향적, 편파적 대담으로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스피라TV 박동혁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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