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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TV] 어떻게 1년 만에 이토록 무너져 내릴 수가 있을까?

 

네덜란드가 무너졌다. 몰락 수준이다. 1년 전을 생각하면 더 충격적이다. 네덜란드는 1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다. 3,4위전에서 개최국 브라질을 잡고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재의 네덜란드는 1년 전과 딴판이다. 영광은커녕 유럽선수권 본선 출전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급격한 추락이다.

 

네덜란드는 지난밤 치러진 유로2016 지역예선 터키전에서 또 다시 패했다. 무기력한 경기 끝에 0-3으로 무너졌다. 터키 외즈야쿱, 투란, 일마즈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완패했다. 네덜란드로선 마지막 실점 장면에서 반더비얼의 옷을 잡아당긴 터키 에르킨의 행위가 반칙 선언되지 않은 게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전체 흐름과 내용에서 이미 무너진 네덜란드였다. 원정 패배라며 위안 삼을 수도 없다. 4일 전 홈에서 당한 패배 이은 연패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9월3일 홈에서 치러진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0-1로 졌다. 홈과 원정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무너진 네덜란드다.

 

터키네덜란드포메이션.jpg

지난밤 터키-네덜란드 라인업

 

문제가 심각하다. 반전이 절실했던 시점에서 연패를 당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한 네덜란드다. 32년 만의 유럽선수권 본선 진출 좌절 위기다. 이미 흔들렸던 네덜란드가 또 다시 연패를 당하면서 조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유로2016 예선 A조에 속한 네덜란드의 순위는 4위다. 네덜란드로선 끔찍한 순위다. 본선 진출을 위해 마지막으로 잡을 수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조차 얻지 못할 순위이기 때문이다. 유로2016 지역예선은 각조 상위 2팀에게 본선 직행 티켓을 준다. 3위 팀에겐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준다. 각조 3위 중 가장 성적이 뛰어난 1팀은 본선에, 나머지 8팀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출전 팀을 가리는 방식이다. 최소한 조 3위에는 올라야 어떻게든 비벼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네덜란드가 4위다.

 

네덜란드의 자력 본선 진출은 물 건너갔다. 이미 아이슬란드와 체코의 본선 진출은 확정됐다. 네덜란드로선 플레이오프 진출권 마지막 1장을 놓고 터키와 싸워야 한다. 팀별로 2경기씩을 남겨 놓은 가운데 네덜란드는 나머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터키가 무너지기만을 바라야 한다. 네덜란드는 10월 카자흐스탄과 체코, 터키는 체코와 아이슬란드전을 남겨 놓고 있다. 상대만 보자면 1,2위와 싸울 터키의 부담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체코와 아이슬란드가 본선 진출을 이미 확정한 상태라 실질적으론 터키가 유리할 수 있다. 네덜란드로선 1984년 대회 이후 32년 만에 본선에 오르지 못할 위기에 빠진 것이다. 공교롭게도 네덜란드가 최근 본선에 오르지 못한 대회인 1984년 유럽선수권 개최국은, 내년 유로2016이 치러지는 프랑스였다. 프랑스의 저주가 또다시 재현될지 모를 네덜란드다.

위기의 징조가 적지 않았던 네덜란드다. 감독 교체를 포함해 충격 요법도 이미 쓸 만큼 썼다. 지난 6월 거스 히딩크 감독을 전격 해임했다. 코치를 지내던 대니 블린트를 감독으로 승격시켜 위기관리를 맡겼다. 대니 블린트는 맨유 수비수 데일리 블린트의 아버지다. 아약스 수비수 출신으로 브라질월드컵 때도 루이 반할 감독 아래서 코치를 맡았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블린트 감독에게 위기 극복을 맡긴 것이다. 블린트 감독은 나이젤 데용 등 나이 많은 몇몇 선수들을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아리언 로번에게 새로운 주장을 맡기는 등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블린트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아이슬란드전에 이어 터키 원정에서도 패하며 네덜란드의 유로2016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래저래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뽑아들었지만 어느 것 하나 먹혀들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1년 전만 하더라도 월드컵 무대에서 4강에 올랐던 네덜란드를 이토록 추락시킨 것일까?

 

① 아이슬란드의 반란과 시드국의 굴욕

 

네덜란드조순위.jpg

유로2016 예선 A조 중간 순위. 아이슬란드와 체코는 남은 2경기와 상관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터키와 네덜란드가 싸워야 한다.

 

결과적으로 시드국의 굴욕이다. 지난해 월드컵 4강국인 네덜란드는 이번 유로2016 지역예선에서 시드 배정을 받았다. 네덜란드는 지역예선에 참가한 유럽 국가 중 UEFA랭킹 지수 전체 3위였다. 시드국 중에서도 높은 순위였다. 조 편성을 그만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실제로 네덜란드는 체코(UEFA랭킹 지수 17위) 터키(21위) 라트비아(33위) 아이슬란드(38위) 카자흐스탄(48위)과 한 조에 편성됐다. 네덜란드가 상위 2팀에게 주어지는 본선 진출 티켓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그리 어렵지 않은 예측이었다. 하지만 모두 다 틀렸다.

 

네덜란드가 추락했다. 플레이오프 진출권 획득을 걱정해야 처지로의 전락이다. 네덜란드를 이토록 밀어내린 가장 강력한 힘은 아이슬란드다. 포트 배정 순위 전체 54위 중 중하위권이었던 38위 아이슬란드의 충격적 반전이다. 잉글랜드 스완지의 길피 시구르드손, 프랑스 낭트의 콜베인 시그소르손 등을 앞세운 아이슬란드는 네덜란드와 2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조 선두를 기록 중인 아이슬란드는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월드컵과 유럽선수권을 포함한 메이저 대회 사상 최초 본선행이다. 결과적으로 아이슬란드의 역사적 반란이 시드국 네덜란드의 자리를 빼앗으며 조 판세를 완전히 뒤집어 버린 셈이 됐다.

 

② 마르틴스 인디의 바보 같은 퇴장

 

마르틴스 인디는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일까?

 

아이슬란드의 돌풍 등 외부 요인에 의해 네덜란드가 뒤로 밀린 것은 맞지만 본질적으론 내부의 자원과 시스템이 무너진 것이 네덜란드를 위기로 내몬 결정적 이유다. 감독을 교체하고 나섰던 이번 9월 2연전은 네덜란드에겐 절박한 반전의 기회였다. 승리로 이끈다면 분위기 전환과 함께 본선 진출의 가능성을 단박에 끌어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승점을 잃어버린다면 그대로 주저앉을 수 있는, 기회와 위기의 공존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어이없는 곳에서 터지고 말았다.

 

마르틴스 인디의 어처구니없는 행동 하나로 네덜란드의 절박한 반전 기회는 날아가고 말았다. 마르틴스 인디는 홈에서 치러진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전반 중반 자기 화를 참지 못하고 상대 공격수 콜베인을 가격하는 끔찍한 반칙을 저질렀다. 당연한 퇴장감이었다. 전반도 끝나기도 전에 수적 열세에 빠진 네덜란드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페널티킥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결과적으로 마르틴스 인디가 망쳐버린 경기가 되고 말았다. 홈에서, 그것도 상대가 선두를 달리고 있던 아이슬란드였기에 꼭 승리해야만 했던 네덜란드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만 셈이었다. 자기 화를 참지 못해, 그래서 팀을 망쳐버리고 만 말 그대로 바보 같은 퇴장이었다.

 

③ 거듭한 악재 스트루트만에서 로번까지

 

마르틴스 인디의 퇴장 여파는 아이슬란드전에만 악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었다. 네덜란드는 마르틴스 인디의 퇴장으로 3일 뒤 치러진 터키전에 급히 수비진 구성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블린트 감독은 마르틴스 인디가 징계로 빠진 자리에 A매치 경험이 적은 브루마를 세웠고 중앙 수비를 보호하기 위해 데일리 블린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면서 왼쪽 수비에는 만18살의 레이발트를 포진시켰다. 공격과 달리 경기나 대회 중 변화가 크면 안정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수비라인이 단기간 내 크게 바뀌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또 패하면 팀이 위기에 빠질 수 있는, 그것도 경험 많은 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터키 원정에 어린 선수들이 투입되면서 경기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지 못한 네덜란드였다.

 

네덜란드에게 악재는 마르틴스 인디의 퇴장뿐만이 아니었다. 마르틴스 인디가 퇴장 당한 아이슬란드전에선 또 다른 대형 악재가 있었다. 주 공격 루트이자 새로운 주장인 로번의 부상이다. 로번은 전반 중반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돼 나갔다. 진단 결과 부상이 작지 않아 한 달 이상의 치료와 재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로번이 빠진 터키전의 네덜란드 공격은 밋밋했다. 특색도, 파괴력도 없었다. 회복 상황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로번의 10월 마지막 대표팀의 2연전 출전도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태다. 길이 쉽게 보이지 않는 네덜란드다.

 

로번 전에도 네덜란드 대표팀은 부상으로 중심 선수를 잃었다. 바로 AS로마 소속의 미드필더 케빈 스트루트만이다. 스트루트만은 공격과 수비 능력을 고루 갖춘 중앙 미드필더다.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루이 반할 감독으로부터 가장 큰 신뢰를 받았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반할 감독은 대표팀에서 대체 불가 선수로 스트루트만을 꼽곤 했다. 실제로 스트루트만은 브라질월드컵 지역예선 당시 네덜란드 대표 선수 중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트루트만은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큰 부상을 당하면서 본선에 출전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지난해 말 부상에서 회복해 로마 경기에 나서면서 대표팀 복귀 기대를 높였지만 또 다시 부상과 수술을 반복하면서 여전히 필드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스트루트만이 있었다면 네덜란드 대표팀이 현재와 같은 위기까지는 내몰리지 않았을 것이란 소리가 나올 만큼 스트루트만의 부상 공백은 네덜란드에겐 뼈아픈 일이었다. 로번이나 스트루트만 말고도 브라질월드컵에서 네덜란드 수비진의 리더였던 론 블라르가 소속팀 이탈과 부상 등으로 고전하는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오렌지 군단이다.

 

④ 사라진 반할의 승부수와 반 페르시의 하락

 

네덜란드 대표팀의 부진 이유를 부상 등의 악재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큰 흐름에서 살핀다면 세대교체에 실패한 것(또는 더딘 것이)이 현재의 어려움을 불렀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네덜란드는 브라질월드컵 전 대회인 남아공월드컵 준우승 팀이다. 브라질월드컵 4강보다 더 앞섰던 남아공월드컵이었다. 반 페르시, 디르크 카윗, 반더바르트, 스네이더, 반 봄멀, 나이젤 데용, 헤이팅아, 마티선, 반 브롱크호스트 등이 나서 일군 결과다.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매력적인 팀이었는데 문젠 그 이후였다. 네덜란드 대표팀은 세대교체가 필요했지만 흐름이 원활치 못했다. 결국 유로2012 조별리그 탈락 이후 네덜란드는 루이 반할 감독 체제로 일신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찾기 시작했다.

 

반할 감독의 승부수는 현실론이었다. 멤피스나 블린트 등 어린 재능들은 커나가고 있지만 당장은 시대와 세대를 교체해 대표할 만큼의 때는 아니라고 판단한 반할 감독은 네덜란드 대표팀을 전통적인 공격 컬러가 아닌 ▲스리백 ▲수비에서 빠른 공격 전환 ▲이후 로번과 반 페르시의 마무리라는 심플하지만 결과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실리주의 노선으로 채웠다. 브라질월드컵 전만 하더라도, 젊은 네덜란드 대표팀의 목표는 이번이 아닌 러시아월드컵에 모아져 있단 시선이 다수였지만 이를 깨고 반할의 팀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하지만 반할 감독이 브라질월드컵 이후 맨유로 팀을 옮기면서 네덜란드 대표팀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수 자원 자체보다는 전술적 대체와 대안으로 싸워온 팀에 이를 지휘한 지도자가 바뀌면서 팀의 운영과 방향에 전면적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혼선과 혼란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카윗 등 서른을 넘긴 선수들의 은퇴가 이어지고 잉글랜드에서 터키로 활동 무대를 옮긴 반 페르시 등 대표팀의 리더 격인 선수들의 하락세가 눈에 띄게 깊어지면서 네덜란드 대표팀의 불안과 고민은 커져만 갔다.

 

⑤ 히딩크와 블린트 연착륙 전략의 실패

 

선수들의 세대교체에 현실적으로 시간이 필요하고 반할 감독도 떠난 가운데 네덜란드 축구협회의 중장기 구상은 히딩크와 블린트 감독을 연결하는 연착륙 전략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히딩크 감독에게 세대교체 시기의 불안 요소를 최소화하는 위기관리를 맡기는 동시에 반할과 히딩크 감독 아래서 대표팀을 가까이서 지켜본 블린트 코치에게 유로2016 이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겨 자연스럽고도 효과적으로 과도기를 넘긴다는 게 네덜란드 축구협회의 중장기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지도자 생활의 잠정적 은퇴를 선언했던 히딩크 감독을 다시 현장으로 불러내는 것에 대해선 애초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주장과 당장의 전술적 대응이 절박한 현 네덜란드 대표팀의 선수 자원과 축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상대적으로 전술적 세세함보다는 선수들의 의욕과 동기 부여를 자극해 능력을 극대화시키는데 능한 지도자다. 이 분야에선 그야말로 세계 최고다. 하지만 세대교체가 필요한, 그래서 변화의 시점 한 가운데 놓여 있는 네덜란드 대표팀은 브라질월드컵 때처럼 전술적 대체 플랜을 통해 선수가 아닌 팀의 파괴력과 집중력을 극대화하는 게 필요했다. 히딩크 감독의 강점과는 다른 네덜란드 대표팀의 현실과 이해였다. 

 

히딩크 감독의 연결고리 역할이 중간에 무너지면서 블린트 코치가 계획보다 빠르게 감독직에 오른 것도 네덜란드로서는 좋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블린트 감독은 감독보단 아약스와 대표팀에서 코치 생활을 많이 한 지도자다. 감독이, 그것도 대표팀 총책임자가 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는데 서둘러 맡은 감이 없지 않다. 블린트 감독의 잘못이 아닌, 히딩크와 블린트의 연착륙 계획을 세웠던 네덜란드 축구협회의 실패에 기인하는 일이다. 선수 세대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덜란드 대표팀이 지도자 세대교체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과적으로 위기가 증폭했다고 할 수 있다.

 

⑥ 네덜란드 축구의 근본적 위기

 

네덜란드7연속본선성적.jpg

1988년 대회 루드 굴리트, 반 바스턴, 프랑크 레이카르트 오렌지 삼총사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이래 이어지고 있는 네덜란드의 유로 대회 본선 성적. 이번에 만약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면 1984년 이후 32년 만의 좌절이다.

 

대표팀이 별도로 존재하는 경우는 없다. 해당 국가 축구 인프라의 총합이 대표팀의 자원이자 경쟁력이다. 해당 국가 축구 인프라의 핵심은 프로리그다. 자국 프로리그에서 배출되거나 뛰고 있는 선수들이 모여 싸워 이겨내는 곳이 대표팀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네덜란드 대표팀이 직면한 위기는 네덜란드 프로리그의 위기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언젠가부터 네덜란드 프로축구팀들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사라졌다. 아약스, 페예노르트, 에인트호번이 1970~80년대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석권했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요사이는 네덜란드 클럽을 챔피언스리그에서 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실제로 페예노르트는 올 시즌 포함 최근 13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에인트호번은 2008-09시즌 조별리그에서 무너진 뒤 6시즌 동안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가 이번 시즌에야 조별리그에 다시 올랐다. 역대 챔피언스리그에서 4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아약스는 최근 5시즌 연속 조별리그에 올랐으나 이번 시즌엔 예선 라운드에서 패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아약스는 최근 5회 연속 올랐던 본선에서 모두 조별리그 탈락했을 만큼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네덜란드 모든 팀들을 통틀어 최근 조별리그를 통과해 토너먼트에 오른 팀은 2006-07시즌 에인트호번이다. 10년 가까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통과 자체가 쉽지 않았던 네덜란드 리그다.

 

유럽 빅 리그로의 끊임없는 선수 배출의 화수분 역할을 해왔던 네덜란드 축구의 근본적 고민과 맞닿아 있는 흐름이다. 네덜란드 축구가 해왔던 어린 재능 발굴과 배출의 역할이 근래 들어 프랑스나 벨기에, 포르투갈 등으로 급격히 나눠지고 확대됐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 대륙적으로도 넓혀지면서 재능 배출이란 네덜란드 축구의 위상과 입지가 축소됐다. 이와 같이 네덜란드로의 집중이 깨지면서 그만큼의 네덜란드 리그의 어린 재능 발굴과 성장의 속도가 더뎌진 흐름이다. 리그에서의 재능의 발굴과 성장이 더뎌지다 보니 이들이 모이는 대표팀의 경쟁력에도 이상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한 네덜란드인 것이다. 

 

이번 지역예선의 최종 결과야 아직은 확언할 수 없겠지만, 위기에 직면한 네덜란드 축구로선 그들이 싸워야할 시장의 경쟁이 확대되면서 마주한 독점적 지위의 해체, 셀링리그(선수를 키워 이적시키는)와 그 시장의 변화, 자국 리그의 활성화와 대표팀 강화 사이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건 선택이 아닌 생존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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