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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후 대화 중인 랑 닉 감독(좌)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우) 사진 출처:SPOTV news>
잉글랜드 프리머이리그(이하 EPL)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함께 하던 10년 전만하더라도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의 은퇴 이후 맨유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더 이상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의 뒤를 이어 루이 판할, 데이비드 모예스, 조제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등의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예전 맨유가 보여주던 명가의 모습을 회복하긴 커녕, 챔피언스리그 진출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팀이 되어 버렸다.
특히, 맨유는 올여름 잡음이 유독 많았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경질된 뒤 랄프 랑닉 임시 감독이 맨유에 합류했다. 시즌 도중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맨유의 팀 분위기는 나아지지 않았다. 심지어 후반부로 갈수록 순위 경쟁에서 밀리더니, 결국,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놓인 4위권 진입에 실패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투자해 도르트문트에서 제이든 산초를 레알 마드리드에서 라파엘 바란을 영입했으며, 이적 시장 종료 직전 부족한 팀의 공격력을 해결해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12년만에 올드 트래포드로 복귀시켰지만, 팀 전력이 상승하기는커녕 오히려 하락하며 매 경기 어려운 경기를 펼쳤었다.
이에 랑닉 감독은 본인의 색깔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구단에 겨울 이적 시장에서 공격수를 영입해 줄 것을 원했다. 하지만, 스카우트 부서가 랑닉 감독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며 랑닉 감독이 원했던 선수들은 맨유에 올 수 없었다. 맨유의 스카우트 부서는 랑닉 감독이 요구한 선수들 중 팀에 맞는 선수가 없다며 랑닉 감독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랑닉 감독은 "내가 공격수를 얻기 위해 더 많이 밀었어야 했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한 바 있다.
과거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공격수 노엘 웰란은 9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를 통해 "한 명의 선수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맨유가 처한 현실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맨유가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데려오지 못했을 것이다. 최고의 선수는 맨유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며 "그들(맨유)은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근처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나쁜 센터 포워드가 아니다. 그는 계속 골을 넣었다.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 안 된다"라며 "클럽에서 많은 불만이 나온다. 스트라이커가 와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약하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다"라며 맨유를 매우 강하게 비판했다.
<브라이튼 전 0대4 패배 이후 아쉬워 하는 호날두 사진 출처:연합뉴스>
맨유의 시즌 막판 분위기는 참담하다. 8일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인 브라이튼에 0-4 대패를 당하며 치욕스로운 참패를 겪었으며 4, 5월 치른 7경기에서 2승 1무 4패에 그치고 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물 건너갔고 이대로라면 유로파리그 진출 조차 불가능 할 수 있다. 맨유 선수단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브라이튼전 패배 후 랑닉 감독은 "선수들이 마치 여름 휴식기에 접어든 것처럼 뛰더라. 시즌 마지막 경기인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선 이 문제를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맨유 선수들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꼬집었다.
구단의 레전드인 리오 퍼디난드 또한 맨유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랑닉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싸우려 들지 않는다. 팀 색깔도 없다. 심지어 이기고자 하는 욕망도 없다"며 매우 아쉬워했다.
분명, 맨유는 EPL을 넘어 유럽 축구를 대표하던 명가중의 명가였다. 하지만, 지금의 맨유가 보여주는 축구는 과거 화려했던 명가시절 맨유의 축구와 거리가 멀다. 더 이상 선수 한명을 탓할게 아니라 맨유 선수단 전반의 반성과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시즌 부임하게 될 텐 하흐 감독이 맨유를 과거와 같은 명가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어 진다.
스피라TV 이원우 기자 spirra2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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