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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런던 더비에서 볼 다툼 중인 손흥민 선수와 롭 홀딩 선수 사진 출처:STN스포츠>
아스널 수비수 롭 홀딩이 손흥민(토트넘)을 전담 마크하다가 스스로 무덤을 팠다.
손흥민을 당황하게 만들려다 오히려 손흥민에게 본인이 당황하며 격한 반칙을 범해 끝내 퇴장당했다.
아스널은 홀딩의 퇴장과 함께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며 이번 시즌 4위 수성에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토트넘전에서 3대0으로 대패하며 4위 수성이 위태롭게 되었다.
이 경기 전까지 아스날과 토트넘의 승점 차이는 4점으로 아스널이 비교적 여유가 있었지만, 아스널이 토트넘에 패하게 되면서 승점 차이는 1점으로 줄게 되었다. 이제 아스널은 남은 잔여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만 4위를 수성할 수 있는 처지가 됐다. 반면, 4점차로 이번 경기에서 아스널이 비기기만해도 자력으로 4위 탈환이 불가능했던, 토트넘은 이번 승리로 4위 입성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아스널은 중앙 수비수로 홀딩과 가브리엘 마갈랑스를 세웠다. 토트넘은 공격진에 ‘SKK’라인인 손흥민과 해리 케인 그리고 데얀 쿨루셉스키를 배치했다.
홀딩은 경기 내내 손흥민을 전담마크 했다. 때때로 하프라인까지 올라와 손흥민을 견제하기도 했다.
홀딩과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신경전을 벌였고 전반 25분 손흥민의 방향 전환을 막기 위해 손을 사용한 반칙을 범한 홀딩은 경고를 받았다.
<손흥민이 유도해낸 PK 반칙 장면 사진 출처:AFPBB뉴스>
첫 번째 경고 뒤인 전반 33분 홀딩은 어깨와 팔꿈치로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하는 반칙을 범해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결국 레드카드를 받았다. 홀딩의 반칙 직후 폴 티어니 주심은 지체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홀딩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아스널 선수들이 달려와 항의했으나 티어니 주심은 단호했다. 아스널은 전반 33분 만에 수적 열세에 처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홀딩이 훌륭하게 손흥민을 막아 줄 것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홀딩은 손흥민을 전혀 막지 못해 반칙을 남발하다 퇴장당한 것이다. 토트넘과 아스널의 승부는 홀딩의 퇴장과 함께 기울었다.
홀딩에게는 최악의 하루였다. 이날 홀딩은 반칙 4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개인 통산 리그 한 경기에서 최다 반칙 기록이다. 그것도 90분 풀타임이 아닌 단 33분 만에 최다 파울 기록을 썼다. 심지어 홀딩이 이날 범한 4개의 반칙은 모두 손흥민을 향한 반칙이었다.
‘스카이 스포츠’의 해설가 게리 네빌은 “홀딩이 팔꿈치로 손흥민에게 잽을 날렸다”면서 “본인은 팔꿈치가 아닌 어깨에 맞았다고 심판에게 주장했지만 미친 반칙이었다. 성급함 때문에 퇴장 당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손흥민은 홀딩을 어린 아이처럼 갖고 놀았다”고 묘사했다.
또 다른 해설가 잭 윌킨슨 역시 “홀딩은 판정에 대해 억울해 하면 안 된다. 팔꿈치로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했다는 것 그 자체로도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홀딩은 북런던 더비 역사(리그 기준)에 두 번째로 빠르게 퇴장 당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홀딩에 앞서 2012년 11월 북런던 더비에서 엠마뉴엘 아데바요르가 단 18분 만에 퇴장을 당한 적이 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좌)와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우) 사진 출처:인터풋볼>
아스널의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직후 인터뷰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 하게 된다면 나는 징계를 받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한다면 6개월 징계를 받을 것이다.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이야기 할 수는 있지만 나는 거짓말하는 방법은 모른다"며 심판 판정에 대한 공개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피했다.
또한 그는 "두가지 옵션이 있다. 거짓말을 이야기하든지 아니면 징계를 받는 것이다. 나는 다음 경기 뉴캐슬전에서도 벤치에 있고 싶다"며 심판판정에 대해 이야기할 경우 징계를 받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아르테타 감독은 손흥민을 가격해 퇴장 당한 홀딩에 대해선 "홀딩과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오늘 같이 큰 경기에서 퇴장으로 인해 일찍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아르테타 감독은 손흥민이 얻어낸 패널티킥 판정에 강한 불만을 표했으나, 현지 해설자들과 EPL출신 선수들은 한결 같이 정당한 판정이었으며 누가 봐도 PK콜을 부를 상황이었다며 아르테타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북런던 더비로 인해 아스널과 토트넘이 벌이는 챔피언스리그 막차 티켓 경쟁이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우승경쟁보다 더욱 흥미로워졌다.
스피라TV 이원우 기자 spirra2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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