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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축구 최고 리그는 프리미어리그(EPL)다. EPL 구단은 20개다. 그들이 한 시즌 출전하는 국내대회는 EPL, FA컵, EFL컵(리그컵) 등 3개다. EPL은 팀당 38경기다. FA컵은 64강부터 EPL 구단이 참가한다. 7라운드(결승)까지 진행되는 EFL컵에서도 EPL 구단은 2라운드부터 나서야 한다. 너무 빡빡한 일정이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18개팀으로 운영된다. EPL보다 경기수가 4경기씩 적다. 독일은 리그컵이 없고 FA컵만 운영한다. 스페인에서도 프리메라리가, FA컵만 중장기 대회다. 리그컵을 운영하는 유럽 국가는 영국 말고 별로 없다.
EPL 상위팀은 유럽대회도 뛰어야 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려면, 32강부터 결승까지 유럽 각국을 오가며 13경기를 치러야 한다. 2020~2021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EPL·EFL컵 우승, FA컵 4강, 챔스리그 준우승을 거뒀다. EPL 38경기, EFL컵 5경기, FA컵 5경기, 챔스리그 13경기 등 총 61경기를 소화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0~2021시즌 분데스리가·국내 슈퍼컵·유럽 슈퍼컵·FIFA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했고 FA컵 2라운드, 챔스리그 8강까지 진출했다. 총 경기수는 분데스리가 34경기, 국내 슈퍼컵 1경기, 유럽슈퍼컵 1경기, FIFA 클럽월드컵 2경기, FA컵 2경기, 챔스리그 8경기 등 50경기다. EPL 구단이 분데스리가 구단보다 경기 수가 많은 건 분명하다.
EPL 경기는 특히 연말에 집중된다. 축구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여긴다. 동시에 EPL 구단은 FA컵, EFL컵도 치른다. 토트넘은 12월 한 달 동안 EPL 7경기, EFL컵 1경기, 챔스리그 1경기 등 9경기를 뛰었다. 1월에도 EPL 3경기, FA컵 1경기, EFL컵 2경기 등 6경기가 예정돼 있다. 토트넘이 12월12일부터 한 달 동안 치른 경기는 무려 9경기다. 주당 2경기 꼴로 4주 연속 강행군. 그것도 가장 추운 한 겨울에 말이다.
손흥민은 지난 6일 첼시와 EFL컵 준결승 1차전을 치른 뒤 다리를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2주 결장이 예상된다”며 “A매치 기간(1월24∼2월2일)전까지 훈련에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중반까지 토트넘 소속으로 총 25경기를 뛰었다. 출전 경기수가 팀 내 세 번째로 많다.
손흥민이 다친 건 이번 시즌 들어 세번째다. 손흥민이 왜 이렇게 자주 다칠까. 궁극적으로는 빡빡한 영국 축구 일정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축구만 열리면 관중이 모인다. 이들이 축구장에서 쓰는 돈은 많다. 동시에 EPL은 세계 히트 상품이다. 각국 프라임 타임에 맞추기 위해 심지어 영국 시간으로 오전에 경기를 치를 때도 있다. EPL이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천문학적 수입은 선수들의 희생에 가까운 분투에서 나온다. 살인적인 일정에 항의하는 선수들 목소리도 계속 들린다. 연봉을 많이 준다고 모든 게 괜찮은 건 아니다. 축구 명가라면 돈벌이보다 선수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
스피라TV 박동혁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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