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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TV]

 

김재환나성범_스포티비.jpg

<두산과 FA계약을 체결한 김재환(좌), KIA와 FA계약을 체결한 나성범(우) : 사진출처 스포티비>

 

이번 프로야구 오프시즌(스토브리그)에서 나온 초대형 계약들을 바라보면 그 규모와 기간에 놀랍기도 하면서 한 편으론 어처구니가 없다.

본 기자의 주변 지인들은 본 기자에게 ‘이 선수가 이 돈을 받는 것이 말이 되냐’라는 질문을 더러 하고는 한다.

야구를 주말 저녁 맥주 마실 때나 한 번씩 보던 그들의 눈에도 이번 오프시즌의 초대형 FA계약들이 역대급 바가지 계약으로 보이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신화 달성 이후 한국 야구는 국제 사회에서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병역특혜 꼼수를 위해 프로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 ‘전력투구’하는 아시안게임은 논외로 치겠다.)

특히, 올 여름 열렸던 도쿄 올림픽을 전후로 국내 야구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과 피로감은 극에 달해있다.

숙적 일본과 미국의 마이너리거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항거조차 못한 채 고개 숙이던 국내 야구선수들의 비참하고 한심한 모습은 지금까지도 우리 머릿속에 깊이 각인 되어 있다.

 

그런데, 그런 졸전을 보여준 실력 미달의 선수들이 100억이 넘는 초대형 계약이라는 대박을 펑펑 터트리고 있다.

 

구성원들의 실력에 비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FA 100억 계약’은 매우 상징적이며, 자타공인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만 밟을 수 있는 특별하고 상징적인 경지였다. 이번 오프시즌 전 까지만 해도 ‘FA 100억 클럽’은 프로야구 40년 역사상 단 5명에 불과했다.

 

40년 역사상 단 5명이다! 그 동안 프로야구를 거쳐간 수백 수 천명의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단 5명! 하지만 이번 오프시즌에서 ‘역대급 선수만 밟을 수 있다’던 FA 100억 클럽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영광의 상징이 될 수 없게 됐다.

이제 ‘FA 100억 클럽’은 운 때만 맞으면 개나 소나 밟을 수 있는 클럽이 되어 버린 것이다.

과거 5명의 FA 100억 클럽 선수들과 이번에 탄생한 FA 100억 클럽 단 선수 5명을 비교해 보면, 왜 본 기자가 ‘FA 100억 클럽’을 개나 소나 밟을 수 있다고 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과거 FA 1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실력과 상징성을 모두 갖춘  시대를 대표하던 선수들이다.

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이대호와 김현수가 각각 롯데, LG와 4년 150억, 4년 115억에 FA계약을 체결했고, 최형우가 KIA와 4년 100억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양의지가 NC와 4년 12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그 다음해인 2019년에는 최정이 SK(현 SSG)와 6년 106억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대호는 국내 무대를 평정한 뒤(타격 8관왕) 일본 무대를 평정했던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No.1 타자였다. 최형우는 당시 이대호의 유일한 경쟁자로 평가되던 홈런왕 타자였으며, 최정 역시 2019년 당시 언제든 홈런왕에 오를 수 있는 자타공인 국내 최정상 거포였다.

양의지는 언제든 3할 타율에 30홈런을 때릴 수 있는 공·수 겸장의 아이콘이였으며 포지션도 희소성있는 포지션인 포수였다.

김현수 역시 2017년 국내 복귀 당시의 기량은 분명 ‘대체 불가’ 선수였다.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 쳐도 3할은 칠 선수’로 평가 받던 김현수는 장타력도 갖추고 있어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에서도 두 자리 수 홈런을 꾸준히 치던 타격의 달인이었다.

즉, 과거 FA 100억 클럽에 속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100억을 줘도 이상할 것이 하나 없는 선수들이다. 오히려 최형우나 최정은 그 기량에 비해 돈을 적게 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최형우최정.jpg

<KIA 최형우(좌), SSG의 최정(우) : 사진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오프시즌을 통해 1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기량을  보면 그 암담함을 감출 수가 없다.

먼저, 이대호와 계약 금액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 나성범은 ‘역대급 장타자’를 상징하는 홈럼왕 타이틀이 단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김현수처럼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을 칠 수 있는 선수는 더더욱 아니다. 또한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쉬었던 이력이 잦아 내구성에도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각각 4년 115억, 6년 100억에 도장을 찍은 김재환과 박건우는 앞서 언급한 다섯 선수 중 누구와 비교를 하는 것 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두산 시절 박건우가 김현수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대체했음은 분명하나 어디까지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었지 김현수 보다 훌륭하지는 못했다. 계약기간이나 금액이 비슷한 최정과는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희소성 면에서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최정은 명실 상부한 3루수 홈런왕이고 박건우는 타격 좀 하는 코너 외야수에 불과하니 말이다.

김재환은 박건우 보다 처한 상황이 더 좋지 않다. 2018년 홈런왕과 MVP 동시 석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던 그가 리그 최정상 선수의 상징인 FA 100억원 계약을 체결하고 심지어 115억이라는 연대 4위에 해당하는 계약 규모를 기록한 것을 보면 도저히 납득을 할래야 납득을 할 수가 없다.

 

이번 FA 100억 계약에서 그나마 납득할 만한 선수는 양현종과 김현수다. 메이저리그에서 말 그대로 ‘폭망’한 뒤 허겁지겁 국내로 돌아온 양현종에게 KIA는 많은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양현종의 보장 액수는 4년동안 55억에 불과하다. 즉, 48억원 이라는 총액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 옵션인 셈인데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주었던 허접한 구위라면, KIA는 양현종에게 55억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FA 100억 계약에 성공한 김현수 역시 4+2년이라는 옵트 아웃 계약 기간 덕에 보장 액수는 90억이다. 4년 뒤면 에이징커브가 더욱 뚜렷해질 김현수에게 LG가 매우 훌륭한 안전장치를 마련해둔 셈이다. ‘타격기계’ 김현수의 마지막 불꽃을 90억에 쓴다면 크게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선수들의 실력에 비해 가치가 고평가 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누구와 FA시장에 함께 나오느냐’에 달렸다. 대어들이 그것도 동일 포지션의 경쟁자들이 시장에 한꺼번에 풀리면 한 선수만 팀을 옮겨도 남은 선수들의 몸 값은 천정부지로 솟구칠 수 밖에 없다. 선수가 이탈한 원 소속팀은 대체 자원을 영입하기 위해 시장에 나온 여러 선수들과 접촉을 하게 되고 선수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면 협상의 칼자루는 선수가 쥘 수밖에 없다. 결국, 협상의 칼자루를 선수가 쥐게 되니 선수의 몸값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최재훈이 한화와 예상외의 고액인 54억에 도장을 찍으며 역대급 FA시장의 출발을 알렸으며, 외야수 대어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 받던 박건우가 NC와 100억에 계약하며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몸값을 끌어 올렸다.

박건우가 100억에 계약을 체결하니 박건우 보다 가치가 높게 평가되던 김재환, 김현수, 나성범의 몸 값이 차례로 크게 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두산시위_두산팬제공.png

<두산 팬의 트럭시위 : 사진출처 두산 팬 제공>

 

다음으로는 FA시장에서 소극적인 구단의 태도에 분노한 팬들의 민심이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100억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구단들이 FA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선수들의 이탈이 반복되자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 트럭 시위 등의 단체 행동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결국, 구단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욕먹을 거 선수라도 지키고 욕먹자’라는 기형적인 FA전략이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기형적인 FA전략 역시 선수들의 몸값 상승에 크게 일조했다.

 

야구선수들의 일탈과 형편없는 국제 무대 경쟁력으로 등돌린 팬심. 그런 인성과 그런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받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인지 많은 의문이 남는다.

 

 

 

스피라TV 이원우 기자 icsoft@naver.com

< 저작권자 ⓒ 스피라티비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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