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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과 FA계약을 체결한 롯데 자이언츠,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역대급 FA 시장이 정훈과 롯데의 계약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100억원이 넘는 초대형 계약이 다섯건이나 발생했으며, 팀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연쇄 이동도 세 차례나 있었다.
야구장의 함성 소리를 앗아간 코로나 사태 이후 적자에 허덕이던 구단들은 이번 FA 시장에서 막대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선수 영입에 열을 올렸었다.
이번 FA 시장에서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보여준 행보를 되돌아 보며 이번 FA 시장의 진정한 승리구단을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10위. NC 다이노스
본 기자는 외부 FA영입에 164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NC를 이번 FA 시장의 최고 ‘호객(호구와 손님의 합성어)’으로 꼽았다.
NC는 FA 시장에서 나성범을 KIA에 보내는 대신 두산과 롯데에서 각각 박건우, 손아섭을 영입했다. 30홈런을 때려주는 나성범의 빈자리를 ‘똑딱이’타자 두 명으로 대체 한다는 것도 구시대적 발상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NC가 두 선수에게 지불하기로 한 금액이다.
박건우와 손아섭에게 각각 100억과 64억이라는 거액을 지불하기에는 두 선수의 기량이 매우 아쉽다.
심지어 NC는 두산에게 박건우의 보상 선수로 강진성을 내주었다.
164억원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 NC의 속은 새카맣게 타 들어 가고 있을 것이다.
9위. 두산 베어스
NC가 박건우와 손아섭을 영입하면서 돈을 조금만 덜 썼더라면, 강진성을 보호 선수로 묶기만 했었다면 NC와 두산의 순위는 바뀌었을 것이다.
두산은 이번 FA 시장에서 115억을 썼는데, 이는 단 한 건의 계약에 지불한 액수다.
문제는, 지금 두산 선수 가운데 115억이라는 거액을 받을 만한 선수가 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뚜렷한 하락세인 옛날의 홈런왕 김재환에게 115억이라는 거액을 안겨주었다.
본 기자가 감히 예상컨데 김재환은 계약 기간 동안 형편없는 성적을 보여줄 것이고 KBO역사상 최악의 FA 먹튀 사례로 남을 것이다.
<나성범과 KIA의 FA 계약, 사진출처 : 연합뉴스>
8위. KIA 타이거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 KIA가 8위에 위치했다. KIA는 왜 가장 많은 돈을 쓰고도 하위권에 위치하는 것일까? KIA는 무려 253억을 나성범과 양현종에게 베팅했다. 홈런왕을 단 한차례도 해보지 못한 만년 홈런왕 유망주와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에서 뚜드려 맞기만 하다 온 패배자에게 253억이라는 거액을 베팅한 것이다.
NC, 두산과 마찬가지로 KIA도 호구딜을 했지만 KIA는 앞선 두 팀과 다르게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두었다. KIA는 나성범에게 옵션으로만 30억을 걸었고, 양현종에게는 총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48억을 옵션으로 걸었다.
만약, 옵션의 규모가 조금만 더 작았더라면 최고의 호객은 NC가 아닌 KIA의 차지였을 것이다.
공동 6위. 삼성 라이온스, 한화 이글스
참 아이러니 하게도 역대급 오버페이의 도화선 역할을 한 한화가 박해민을 LG에 빼앗긴 삼성과 함께 공동 6위에 위치했다.
원래 본 기자는 한화를 상위권에 꼽을 생각이었지만, 역대급 거품 FA 시장 유발의 책임을 물어 순위를 몇 단계 하락시켰다. 1호 FA 계약인 한화와 최재훈의 54억 계약은 분명한 오버페이 계약이었으며 이로 인해 이번 FA 시장의 물가가 요동친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삼성이 FA 시장에서 체결한 계약 가운데 오버페이 계약은 없었다. 다만,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 핵심 선수를 경쟁 팀에게 내준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공동 4위.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
각각 손아섭, 박병호라는 상징적인 선수를 내보낸 두 팀. 롯데와 키움이 공동 4위에 랭크됐다. 이 두 팀이 잘한 점은 전력약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에이징 커브에 도달한 선수를 굳이 무리해서 붙잡지 않은 점이다. 물론 당장 주축 선수의 이탈로 인한 전력 약화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어차피 팀이 처한 현실이 우승은커녕 가을 야구와도 거리가 먼 만큼 선수 보강 보다는 육성을 택한 FA 시장 전략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3위. SSG 랜더스
FA 유출 0, FA 영입, FA 시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SSG가 상위권의 말석을 차지했다.
SSG는 외부 영입에 관심을 일절 끊은 채 예비 FA 들과 미리 다년 계약을 체결하며 미리미리 집토끼를 단속하며 현명한 행보를 보여주었다.
오버페이도 없고 미래의 전력 유출도 없다.
2위. KT 위즈
야구도 잘 하고 돈도 잘 썼다. 다만 KT 보다 돈을 잘 쓴 팀이 한 팀 더 있을 뿐이다.
KT는 내부 FA 황재균, 장성우를 합리적인 가격에 잔류시켰으며 전직 홈런왕 박병호를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영입했다. 유한준의 은퇴로 전력의 구멍이 생겼으나 박병호를 영입함으로 팀 타선의 파괴력은 더욱 강해졌다.
에이징 커브가 왔다 해도 매 시즌 홈런 20개는 때려주던 박병호다. KT는 박병호의 영입으로 장타 갈증을 해결했다.
<박해민과 LG의 FA 계약, 사진출처 : LG 트윈스>
1위. LG 트윈스
FA 시장에서 179억을 쓴 LG가 이번 FA 시장의 승리자로 등극했다.
LG는 253억을 쓴 KIA 다음으로 많은 돈을 썼지만 매우 합리적인 계약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리그 중견수 가운데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되는 박해민을 60억에 영입했으며 팀의 정신적 지주 김현수를 115억에 잔류시켰으며 검증된 백업 포수 허도환을 4억원에 영입했다.
이번 FA 영입을 통해 LG는 단순에 KT의 유일한 대항마로 올라섰다.
많은 선수들의 이동이 있었던 만큼 다가올 2022년 프로야구가 기대된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통해 많은 구단들이 오버페이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느끼길 바래본다.
스피라TV 이원우 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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