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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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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 올라 역투중인 KT wiz의 이대은 선수, 사진:OSEN>

 

KT wiz의 꽃미남 투수 이대은이 지난 1월 13일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마운드에 올라 KT의 승리를 지켜주던 선수인데다 최근까지 소속팀과 연봉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터라 이대은의 갑작스런 은퇴 소식은 많은 야구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여전히 어느 구단이든 합류와 동시에 필승조 자리를 꿰찰 기량을 갖춘 이대은인 만큼 그의 은퇴는 그 어떠한 이유로 포장을 해도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이대은은 구단을 통해 “KBO에서 시작한 첫 시즌 이후 지금까지 부상으로 팬들과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개인적으로는 팀 우승에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했다.”며 “앞으로도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구단과 상의 끝에 야구 선수 인생을 마감하기로 했다. 또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이대은의 공식 입장문이 궁색한 변명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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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에 출연한 이대은>

 

얼마 전, 구단과 연봉협상이 진행 중이라던 이대은은 여성 랩퍼 트루디와 깜짝 결혼을 발표했다. 그리고 며칠 뒤 이대은은 아내가 고정 출연 중인 MBC의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복면가수로 출연하며 예능 무대라는 마운드에 처음으로 등판했다.

경연에서 패해 가면 속에 숨겨져 있던 이대은의 얼굴이 공개되었을 때의 놀라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왜 이대은이 여기에 있지? 저렇게 안일하게 다음 시즌을 준비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본 기자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시즌이 끝난 오프 시즌인 만큼 방송에 출연하던, 해외 여행을 가던, 술을 마시던 무엇을 하던 그건 선수 본인의 자유다. 하지만 모든 자유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

이대은의 경우 본인이 입장문을 통해 언급했듯이 매 시즌 부상에 허덕이던 선수였다. ‘부상만 아니면, 몸만 건강했다면 더 잘 할 선수’라는 평가를 한 시즌도 빠짐없이 매 시즌 받던 선수다.

보통의 프로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릴 경우 다음 시즌 부상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오프시즌이 되면 혹독한 자기 관리의 시간을 보낸다. 또한 그들 대부분 방송 활동은 꿈도 꾸지 않는다. 그들에겐 방송활동 보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해 팬들과 구단에 죄송하다던 이대은은 은퇴를 발표하기 한달 전부터 이미 방송에 출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대은은 고생길이 훤한 프로선수 보다 꽃길처럼 느껴지는 방송계를 선택한 것이다.

이대은은 야구가 아닌 방송을 택하면서 본인을 응원하며 본인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아주던 팬들의 마음을 하루 아침에 배신했다.

그의 배신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느 순간부터 TV채널마다 전ㆍ현직 운동 선수들이 등장한다.

본 기자 역시 운동 선수들의 TV 출연을 매우 반겼었다. 그들이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주목 받는 만큼 프로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늘어난다면, 향후 프로 스포츠의 발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이대은의 은퇴 사건 이후 그 생각이 180도 뒤바뀌게 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건강한 이대은은 국내 최정상급 불펜 투수다. 그런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가 전성기의 나이에 그것도 선수 생명이 끊길 위험한 부상을 입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송 활동을 위해 은퇴를 결정하는 것은 프로야구의 발전은 커녕 오히려 프로야구를 퇴행시키는 일이다.

특히 이대은이 국내무대에 데뷔 전 미국과 일본이라는 야구 선진국에서 선수 생활을 모두 겪어본 만큼 향후 그가 후배들에게 심어줄 씨앗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이른 나이에 야구계를 떠난다는 것은 대한민국 야구계의 크나큰 불행이다.

문제는 현직 선수들의 방송 출연이 끝이 없으며 이미 언제든 제 2의, 제 3의 이대은이 나올 수 있는 환경적인 요건이 갖추어졌다는 것이다.

 

얼마 전 SBS ‘편먹고 공치리’에는 현직 메이저리거인 류현진, 김하성, 박효준 선수가 출연했다. 분명 김하성은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적응에 애를 먹으며 주전경쟁에서 밀렸고, 박효준 선수 역시 저조한 타격 성적으로 다음 시즌 전망이 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하게 방송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니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혹여나 잦은 방송 출연이 선수들의 성적에 악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프로 선수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하지만 그 사랑이 실력을 통해 얻는 사랑이어야지 방송 출연을 통한 사랑이면 안 된다.

프로 선수라면 오직 실력으로만 말해야 하는 것이다.

안 되겠다. 더 많은 선수들이 방송이라는 달콤한 늪에 빠지지 않게 뜻이 같은 야구 팬들과 함께 ‘현역 선수의 예능 출연 금지’를 국민 청원이라도 해야겠다.

 

 

 

스피라TV 이원우 기자 icsoft@naver.com

< 저작권자 ⓒ 스피라티비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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