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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 사진출처 '연합뉴스'>
※ 본 기사에서는 심석희씨에게 ‘선수’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국민밉상’ 심석희가 ‘국가대표 자격 정지’ 기간이 종료되기 무섭게 국가대표팀 복귀를 강행했다.
지난 해 5월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심석희에게 국가대표 선수 자격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동료 선수를 험담하고 심지어 동료 선수와의 고의 충돌 의혹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빙상연맹 조사위원회와 스포츠 공정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증거불충분 판결을 받았으나 전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다.) 피해자(김아랑, 최민정 선수)들이 소속된 대표팀에 ‘가해자’인 심석희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합류하는 것은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심석희의 국가대표팀 복귀 선언에 ‘피해자’이자 ‘국민영웅’인 최민정 선수가 보인 반응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최민정 선수는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특정 선수와 훈련 이외의 장소에서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 면서 “그 동안 특정 선수의 고의충돌 의혹과 욕설 및 비하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훈련 혹은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특정 선수의 보복행위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상태다.”고 했다. 또한 그는 “훈련 이회의 장소에서 불필요한 연락과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맹과 대표팀에 요청한다.”고 했다.
우리의 ‘국민영웅’ 최민정 선수가 심석희의 대표팀 합류만으로 이미 심각한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심석희 사태’의 책임 기관인 빙상연맹은 어떤 대책을 준비했을까?
대한민국 체육계에서 가장 무능력하고 가장 부패한 빙신연맹 아니 빙상연맹 답게 그들은 그 어떠한 합리적인 해결책도 준비하지 않은 채 ‘원칙’만 부르짖으며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실제로 심석희의 국가대표 복귀선언에 대해 윤홍근 빙상연맹 회장은 “원칙대로 하겠다.”고 했다. 윤회장이 생각하는 원칙이 ‘국민영웅’에게 가하는 2차 가해인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도대체 윤회장이 말하는 원칙은 무엇일까?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고도 ‘빽’이 없다는 이유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 하고, 실력이 세계 레벨에 전혀 미치지 못 함에도 불구하고 ‘빽’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오랜 시간 이어져온 빙상연맹 내의 파벌 싸움 탓에 능력 있는 지도자들은 모두 해외로 떠나고, 대표팀을 이끌 감독도 없이 공동 코치제로 올림픽에 참가하고, ‘한국체대’ 선수라는 이유로 한체대 선수가 금메달을 따도록 만들었다는 내부 고발에도 불구하고 증거불충분으로 무마하는 것이 그간 빙상연맹이 우리에게 보여준 ‘원칙’이었다. 과연 이게 옳은 원칙일까?
본 기자가 어린 시절만 해도 쇼트트랙은 대한민국을 위한 종목이었다. 그 어느 팀도 우리 선수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았다. 올림픽 파이널 무대에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늘 우리 선수들의 이름이 올라 있었고, 주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1,500m는 세 명의 선수가 함께 파이널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렇게 강했던 우리 대표팀은 오랜 시간 우리 대표팀을 갉아 먹은 빙상연맹의 잘못 된 ‘원칙’ 덕분에 이젠 종목 1위를 위협받는 처지가 되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쇼트트랙 대표팀이 처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올림픽 마다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던 우리 대표팀이 금메달 개수에서 네덜란드, 중국과 동률을 기록하여 은메달 개수로 겨우겨우 종목 1위 자리를 수성한 것만 봐도 쇼트트랙 대표팀의 달라진 위상을 쉽게 알 수 있다.
쇼트트랙이 지금과 같은 전국민적 관심과 인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그리고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빙신연맹으로 불리는 빙상연맹의 뼈를 깎는 개혁이 전제되어야 한다.
빙상연맹이 과거의 잘못 된 ‘원칙’을 고집하며 빙신연맹으로 남는다면 제2, 제3의 심석희는 계속 나올 것이고, 대한민국 쇼트트랙은 더욱 퇴보하게 될 것이다.
나는 최민정 선수의 뜨거운 눈물보다 환한 웃음을 보고 싶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최민정 선수가 흘린 눈물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의 눈물은 빙상연맹이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눈물이다.
그녀의 눈물이 빙신연맹을 빙상연맹으로 바꾸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스피라TV 이원우 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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