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라TV]
<사진출처 : MK스포츠>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한 사과 없이 도피성 해외 진출을 택한 여자 배구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대한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조용구 배구협회 사무처장은 1일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쌍둥이의 법률 대리인 측에서 지난달 전화를 통해 ITC 발급 거부 사유에 대한 자료를 협회에 요청했다”며 “우리는 유선으로 얘기할 것이 아니라 정식 공문을 보내라고 했는데 이후 받은 공문에 뜬금없이 법적 조치도 고려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배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쌍둥이 자매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달 8일 배구협회에 이재영, 이다영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거부에 대한 질의 공문을 보내왔다. 두 선수가 그리스 배구리그 PAOK 입단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협회가 ITC 발급에 협조하지 않는 사유를 물었다.
협회는 국내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선수에 대한 해외진출을 규제한다는 내부 규정에 의거해 ITC 발급 불가 입장을 오랫동안 고수하고 있었다. 쌍둥이의 그리스 리그 진출설이 최초 제기된 지난 6월부터 단 한 번도 해외 이적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이 없다.
세종 측은 이에 “협회의 ITC 발급 거부는 이재영, 이다영의 학폭 논란에 따른 것이지만 십수 년 전의 확인되지 않은 일을 이유로 과도하게 불이익을 준 것은 매우 부당하다”며 “두 선수는 부당성을 밝히기 위해 법적 조치를 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협회에 공문을 보냈다.
쌍둥이 자매는 배구협회와 관계없이 국제배구연맹(FIVB)이 지난달 29일 PAOK 이적을 위한 ITC를 직권으로 승인하면서 원하는 바를 이뤘다. 하지만 배구협회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할 뜻도 있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배구협회 입장에서는 법무법인 세종의 최초 문의에서는 듣지 못했던 ‘법적 조치 고려’를 공문으로 받은 뒤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세종 측이 처음 전화로 문의한 내용은 ITC 미발급과 국가대표 선발 제외뿐이었기 때문이다.
조 처장은 “세종이 전화로 문의한 내용은 대한배구협회에서 왜 이재영, 이다영의 국가대표 선발 자격을 박탈하고 ITC 발급을 하지 않는지 근거 자료 요청이 전부였다”며 “법적 조치 고려 얘기가 뒤늦게 나온 건 법률적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무법인이니까 그런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종에서 실질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 뜻은 없었을 거라고 본다”며 “협회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선수 측에서 이길 수가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스피라TV 박동혁기자 icsoft@naver.com
< 저작권자 ⓒ 스피라티비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