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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 사진, 출처 : 네이버>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가 아쉽게도 대회 4위로 막을 내렸다.
조별 예선에서 숙적 일본을 꺽으며 8강 진출에 성공한 우리 대표팀은 8강에서 강호 터키를 만났다.
대표팀은 풀 세트 접전 끝에 터키를 꺽고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9년만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아쉽게도 준 결승전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전통의 강호 브라질과 세르비아에게 연달아 완패하며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대회 내내 선수들이 보여준 승리를 향한 집념과 열정 그리고 헌신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감동시켰다.
사실, 도쿄올림픽 시작 전 까지만 해도 우리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매우 부정적이였다. '포스트 김연경'으로 불리며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 공격을 책임지던 이재영과 국가대표 세터로 성장한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 사태에 따른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정지'라는 징계 탓에 대표팀은 온전한 전력을 구성할 수 없었다.
실제로 대표팀은 쌍둥이 자매 없이 도쿄 올림픽 최종 모의고사라고 할 수 있는 VNL(발리볼 네이션스 리그)에 참가했고 우려 대로 치명적인 여러 약점을 노출하며 3승 1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대표팀이 VNL에서 보여준 모습이 대표팀의 전부라면, 도쿄올림픽 역시 불 보듯 뻔한 결과가 예상 됐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10억명 중에 단 한명'으로 불리는 월드 클래스 김연경이 있었다. 김연경과 아이들은 조별 예선 통과도 힘들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비웃듯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세계적인 강호들을 차례차례 꺽으며 4강 신화를 이루어냈다.
그리고 김연경의 진가는 대표팀에 승리를 안겨준 공격, 수비와 같은 육체적인 능력보다 12명의 서로 다른 선수들을 하나로 만드는 리더쉽에서 더욱 빛났다.
리더 김연경은 범실 이후 선수들이 고개 숙이며 의기 소침 할 때 마다 선수들을 독려하며 힘을 불어 넣었고 코트위에서 그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팀을 이끌었다. 김연경의 독려에 선수들은 깔끔한 득점과 완벽한 수비로 화답했다. '할 수 있다. 한번 해보자, 후회 없이'라는 김연경의 외침은 우리 선수들에게 마법처럼 작용했다.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잦은 범실로 적지 않은 비난에 시달렸던 박정아는 이번 대회 첫 경기인 브라질전에서 부담감을 떨치치 못한듯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김연경의 리드 아래 점차 컨디션을 회복하며 클러치 타임을 지배하는 '클러치 박'으로 거듭나며 맹활약했다.
쌍둥이의 '학폭사태'로 사실상 붕괴 직전이였던 우리 대표팀은 김연경의 헌신과 뛰어난 리더쉽 아래 원팀으로 똘똘 뭉쳐 꼴찌 후보 팀의 4강 진출 성공이라는 각본없는 드라마를 연출해낼 수 있었다.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은 아쉽게도 끝이 났지만, 그녀가 보여준 집념과 헌신, 리더쉽은 우리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쌍둥이의 이탈이라는 악재를 개인의 능력으로 극복해낸 진정한 월드 클래스 김연경 선수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스피라TV 이원우기자 icsof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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